어느날 촛불집회의 사진을 보았을 때,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고 너무 가슴이 떨렸습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왼쪽의 그림은 국제앰네스티의 상징입니다. 비영리단체의 것으로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고(엠블럼?)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로고의 이미지는 명확합니다. 철조망 안에 갇혀있는 촛불입니다.
앰네스티 회원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격언이 있습니다. "어둠을 저주하기보다는 촛불을 켜라." 앰네스티의 창설자인 피터 베넨슨이 앰네스티의 가장 기본적인 이념으로 생각한 격언입니다. 그래서 앰네스티 회원들은 촛불과 스스로를 동일시 합니다.
로고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철조망은 숨겨진 곳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를 의미하며 그 안에 갇힌 촛불은 대중의 관심의 빛을 그 어두운 곳에 비춰 인권침해를 막아내기 위한 것입니다. 촛불은 극적이고 긍정적인 변화이며 사람들의 인식입니다. 또 촛불은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등대이자 연대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앰네스티 회원들은 일만 있으면 촛불을 켭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어두운 곳으로 향하게 하기 위해, 인권침해 피해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비춰주기 위해, 우리가 결코 그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의 표시로. 그런 의미에서 함께 모여 촛불을 켜고 희생자들을 생각하는 것은 편지쓰기와 함께 우리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45년 넘게 불장난을 했는데도 아무 이상 없는데, 어쩌죠, 이문열씨?)
사진이 많아서 글이 길어질 것 같은데... 재미있는 사진이 많으니 과감하게 클릭,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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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왼쪽 사진은 과테말라에서 켠 촛불이고, 두 번째 것은 벨기에에서 있었던 캠페인입니다. 오른쪽은 오스트레일리아였던 가요?
런던에 있는 국제사무국직원들이 러시아의 인권침해 때문에 모두 모여 촛불을 켰네요. 오른쪽은 파키스탄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캠프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세계인권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촛불을 든 사무총장 아이린 칸입니다.
낮에는 과감하게 횃불을 들기도 하고 - 저는 저어 뒤에 묻혀있어서 안보입니다. 멕시코에요. - 오른쪽은 어딘가 잊었지만, 많이 본 풍경이죠? 한 손에는 촛불, 한 손에는 손팻말... 아아주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하하하 왼쪽에는 네덜란드 앰네스티 친구들이 세계기록을 깼네요. 10,100개의 촛불로 만든 촛불로고입니다. (그럼 한국의 촛불은 도대체 몇 개 였는데... 확실히 세계기록이 될 듯) 오른쪽은 또 오스트레일리아입니다.
이 모든 촛불들은 그냥 켜진 것이 아닙니다.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를 담고 있고, 세계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를 기억하며 그의 안전과 희망을 간절히 기원하는 촛불들입니다. 거대한 촛불을 켜는 것은 그만큼 더 세계의 관심을 끌어서 여론을 움직이려는 것이지요.
앰네스티 한국지부라고 해서 촛불에서 빠질 수는 없지요. 오른쪽 사진은 2년 전 레바논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했을때 명동성당 앞에 모여서 Ceasefire라는 글자를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희는 이런 모임을 vigil이라고 부릅니다. 사전에는 철야, 불침번, 경야, 철야기도 등으로 되어 있는데,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이 날 저희는 이곳에 모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레바논 사람들 모두의 생명을 위해 기도하고 이야기 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관심을 가지고 모여주신 분들이 계셔서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이렇듯 저희에게 촛불은 모든 활동의 중심입니다. 실제 촛불을 켜는 일이 그렇고, 어둠에 빛을 밝히려는 저희 마음 속의 촛불이 또 그렇습니다.
긴 글, 맺어야 하겠네요. 제가 보고 놀라자빠진 사진이 바로 이것입니다. (정확히 이 사진은 아닐수도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사진인데, 청계광장에서 열린 비교적 초기의 촛불문화제 사진이죠. 물론 촛불들이 모이기 시작한지 이미 꽤 되었으니까 벌써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고, 참가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저희 앰네스티 내에서도 촛불문화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무언가 할 수 있을지 모색하고 있기도 했구요.(아직 경찰의 강경대응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촛불문화제야말로 살아있는 촛불들의 모임이구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거대한 촛불이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에 의해 둘러싸인, 작고 소중한 촛불이 모여 거대한 불빛을 이룬 이 모습. 그야말로 제가 오랫동안 일해오면서 이미 낯익은 앰네스티 촛불로고가 생명을 얻은 모습이었지요.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 있을까요? 무언가 앰네스티가 우리나라의 촛불집회와 뗼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후 앰네스티의 대응과 시민 여러분의 감격적인 격려로 사실이 되었습니다.
오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 이 사진이 떠올랐나 봅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만큼은 아니겠지만, 저희도 곧 위로가 되는 좋은 소식 전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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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마음을 천주교정의사제구현단과 엠네스티의 지지로 정말 답답하고 외로운 맘에 한줄기 빛이 되었습니다. 그간 정말 맘이 아파서 죽을 듯이 아파서 눈물을 흘린게 한두번이 아닌데 정말 함께하는 신부님, 엠네스티분들이 있어서 마음의 평화를 찾은 듯합니다. 하지만 좀 더 노력해주세요
2008/07/02 22:14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능력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노력이 부족해서 넘어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07/14 14:44아 놀라라 난 줄 알았네...
2008/07/24 22:11앗 그 유명한 이문열씨까지 이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주시다니... 흐흐흐 드디어 이 블로그가 유명해지고 있는 모양이군요.
2008/07/24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