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참여연대가 내우외환으로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입니다. 한겨레신문: 참여연대, 구속·손배소 ‘촛불 후폭풍’에 휘청 내용을 보면, 촛불집회와 관련한 각종 손배소와 구속수배 등의 외부압력에 후원금 감소 등 내부적 어려움으로 위기라는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국내의 대형 시민단체로서는 드물게 모범적인 운영을 해 온 것이 사실이고, 내심 저로서는 앰네스티 한국지부가 닮아가야 할 단체 중의 하나로 꼽고 있었기 때문에 더 충격이 컸습니다. 물론 대형단체로써 문제점도 많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는 이만큼 잘 운영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참여연대가 이런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한국의 시민사회단체 전반에 대한 적신호이자 암울한 미래를 전망하게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단체 하나를 키우는 것이 한국 시민사회의 환경에서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는 위기보다는 희망을 봅니다. 한겨레신문 기사에서 커다랗게 배치한 회원수 감소 그래프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언뜻 보면 회원수가 대폭 감소하여 참여연대가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고, 기사내용처럼 대중과의 소통없이 '시민없는 시민단체'로 전락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꼼꼼이 따져보면, 참여연대의 회원수는 2001년의 최고점 이후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입니다. 그러던 것이 작게나마 올해 들어 약간의 증가를 보여줍니다. 이는 기사의 논조와는 관계없이 올해 들어 참여연대의 회원가입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6년간 계속된 감소추세가 작게나마 증가로 돌아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 점에서, 올해 들어 전개된 참여연대의 활동이 시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와 참여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비약이 허용된다면, 아마도 촛불집회이겠지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순간 시민단체는 살아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일 것입니다.
또 다른 발견이 가능합니다. 참여연대의 회원수 감소시기가 노무현 정부의 집권시기와 대체적으로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부의 방향이 개혁적이라고 해서 - 과연 개혁적이었는지는 또 다른 문제로 치고 - 시민사회가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 주 전, 한국지부 이사회 워크숍을 진행해준 전 호주지부장 러셀은, 이명박 정권의 등장을 축하한다면서 호주에 보수적인 정권이 등장하여 인권을 유린한 11년 동안이 호주지부에게는 비약적인 발전의 시기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제 한국지부 차례라면서요. 실제로 호주지부는 거액의 채무에 시달리다가 이제는 전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국제운동에 기여하는 지부로 거듭났습니다.
참여연대 회원수 그래프에서 제가 마지막으로 발견한 것은, 2004년에서 2005년으로 넘어가면서 회원수가 급감하는데, 이것이 허수회원을 정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회원규모가 시민단체에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볼 때, 3,000명 가량의 회원을 정리하고 10,000이라는 상징적인 숫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보통 고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지부는 그래서 매달 열심히 정리합니다.)
저는 이 시기에 이미 참여연대가 대단히 강력한 자기반성과 새로운 결심으로 새출발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회원수 급감추세의 중단으로 나타나다가 2~3년이 흐른 이제 촛불집회에의 적극적 참여와 회원수의 완만한 증가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2008년의 마지막 회원수가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수치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기사내용과는 달리 참여연대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으로 봅니다. 어떤 시민단체도 외부의 압력으로 죽일 수는 없습니다. 오직 내부의 문제에 의해서만 스스로 붕괴될 뿐이지요. 참여연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민과 함께 하는 한,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관측을 해봅니다. 단, 내부적인 반성과 개혁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서 말입니다.
또 하나의 쇼킹한 뉴스는 환경운동연합에 대한 압수수색입니다. 한겨레신문: 검찰, ‘횡령 의혹’ 환경운동연합 압수수색 단체관계자들이 국가나 기업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부 자금을 뺴돌렸다는 혐의라고 합니다. 현 시국에 비추어 볼 때,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뉴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언론이 추정하는 그 내용은, 상근 활동가 2명이 6,600만원을 횡령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는데, 액수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매우 심각한 일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의혹이 이미 오래 전에 제기되었고, 환경운동연합 측에 의해 자체조사 중이었다는 것입니다. 한겨레신문은 이미 지난 2월에 이를 보도했군요. 한겨레신문: 환경운동연합 간부 2명 보조금 6천만원 횡령 의혹
의혹 자체는 대단히 큰 문제입니다만, 지난 2월에 이미 언론에 기사화까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왜 검찰이 이제야 수사에 나섰고, 압수수색까지 벌이면서 소란을 떠는지 좀 고개가 갸웃해지는 부분입니다. 물론 위의 내용과는 또 다른 별개의 첩보를 가지고 있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요.
대한민국의 가장 대표적인 시민단체 중 하나인 환경운동연합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회계장부 일체와 하드디스크 등을 검찰이 확보해 간 것은 사실 충격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아무리 검찰의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려고 해도, 현재의 정치상황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게다가 이러한 움직임이 과연 환경운동연합 한군데서 멈출 것인지, 아니면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흐름으로 확대될 것인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시민사회는 바람 앞의 촛불인 형국이라고 해도 큰 과장은 아닐 것입니다. 한겨레신문: ‘환경연합 수사’ 시민단체 전반 확대되나
평소에 잘했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시민단체의 운영이라는 것이 아무리 노력해도 어딘가는 엉성할 수 밖에 없고, 특히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회계관리에서 완벽을 자랑할 수 있는 거대단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일례를 들어, 외부전문가의 손길을 빌어 재정을 투명하게 해보려고 해도, 현재 대한민국 내에는 NGO의 회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균형의 문제도 있는데, 회원들 더러 '당신들이 내는 회비의 상당부분은 회비를 훔쳐가지 못하게 하는데 쓰인다'고 하면 좋아할 사람이 없을 겁니다.
다행히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정부보조금도 받지 않고 있고, 몇 년 전부터 외부 회계사에게 돈을 주고 정식으로 회계감사를 받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큰 결심이 필요했던 일입니다. 결국 회원들의 회비를 주고 감사를 받아야 하니까요. 또한 회계처리 전반에 이르면, 우리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아무리 노력해도 늘 불안할 뿐입니다. 단지 횡령이 없다고 다 잘 된 것은 아니니까요.
이런 점에서 보면 환경운동연합에는 상당히 동정표가 주어집니다. 의혹이 사실이라고 해도, 핵심 관계자 두 사람이 짜고 덤비는데 횡령을 막기란, 시민단체에게는 너무 버거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는 추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있습니다.
문제의 의혹을 인지한 것이 이미 작년 12월이었다는데, 아직까지 해결을 하지 못한 것은 도대체 어떤 이유입니까. 물론 횡령과 같은 주요 사안이 빠르게 처리되기에는, 자발성에 기초한 시민단체의 조직이나 구성이라는 것이 매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을 공감합니다만, 그래도 너무 오래 끌었습니다.
차라리 자체적인 해결이 어려웠다면,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오기 전에 사건을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이런 요구가 매우 가혹하며, 우리 앰네스티에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과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지는 저 역시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어려운 환경일수록 더욱 자신에게 철저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저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의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여기까지 이야기가 전개된 마당에서는 마땅히 한국지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한국의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이 되어야 하겠습니다만,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이 이야기들은 후에 다른 글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그럼, 시민단체에서 책임을 맡고 있는 저나, 시민단체들을 대체로 방치해 놓은 시민들이나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를 제안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이 글 역시 국제앰네스티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혹시 글 중에서 저의 무지나 부주의로 인해 애정어린 고찰이라는 본의와는 관계없이 특정단체를 근거없이 비난한 부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불찰입니다. 알려주시면 즉시 수정하고 사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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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트랙백 타고와서 허심탄회한 글 잘봤습니다. 다른 것들은 차재하고 제가 환경련 횡령의혹사건을 지난 3월 접하고 지금까지 주요하게 다뤄오면서, 느낀거지만 한국사회의 기성,주류화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병들대로 병들었고 스스로 자정과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나 노력 조차 보이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위 문제를 환경련 내부에서 제대로 해결할 수 없어 알만한 환경단체들과 참여연대 측에도 문의를 해봤지만 역시나였습니다. 지금과 같은 반응을 보였죠. 시민사회단체 전체에 해가 되고, 한반도대운한 문제가 있으니 나중에 풀자, 공안탄압이다라는 식의 변명들을 한목소리를 내었습니다. 그런 목소리를 낸 이들은 일반 활동가나 회원들이 아니라 단체나 조직의 의사결정의 윗단위인 이들이고요. 그들은 횡령의혹사건뿐만 아니라 기성운동판의 회계관행에 대해 너무나 잘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수년간 되풀이 할 뿐 떨쳐내지 못해온게 습지센터 일로 크게 드러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처음 접하고 이것이 큰 위기이겠지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똥과 된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시민운동과 시민단체들, 시민들이 넘쳐나는 한국사회에서 대체 시민운동이 무엇인지? NGO가 무엇인지 그 실체만이라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입니다. 다만 시민운동에 부질없는 희망과 미래를 걸었던 애꿎은 활동가와 회원, 시민들에게는 아쉽고 억울한 일일 수 있겠지만, 나쁜 짓을 했다면 그게 환경련이건 참여연대건 이명박이건 검찰이건 삼성이건 똑같이 그 죗값을 치뤄야하고 사회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비약이 심하시군요. 시민단체의 회계상 오류를 대기업의 회계상 오류와 동일시 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글에서도 제시되어 있듯이 시민단체의 회계 오류는 전문적인 회계관리를 하기 어려운 상황 발생하거나, 빠듯한 재정상황에서 나타나는 오류일 가능성이 큽니다. 적어도 자산축적이나 막대한 이윤을 남기기 위한 회계부정은 아니란 말씀입니다. 반면 대기업의 회계부정은 막대한 자산축적이나 막대한 이윤을 남기기 위해 조직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경우를 동일시 하여 대기업과 시민단체 모두 똑같고 썩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비논리적 판단입니다.
저는 한국사회에 NGO 혹은 NPO 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류 시민단체들의 놀라운 발전은 민주주의 발전의 상징적인 요소라고 봅니다. 물론, 시민단체들의 비전문성이나 권력화 등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겠지만, 결점을 확대해석하여 시민단체들이 병들었다느니 썩었다느니 하는 말씀을 하시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리장님/ 우선, 이 글을 읽어주신데 감사드립니다.
리장님의 글은 사실 위의 글을 포스팅 한 후에야 읽어보았습니다.
리장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많이 파고 드셨더군요.
마침 제 글에 트랙백을 달아주셨으니, 여길 찾아주신 분들이 보다 균형있는 정보를 접할 수 있겠네요.
이 점 또한 감사드립니다.
자실 저로서는 다른 단체의 깊숙한 속얘기는 모르고 다만 시민단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좀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개개의 사건에 대해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안되지요.
더구나 대의명분으로 덮는 것은 더더욱 해서는 안될 일이겠구요.
아직도 저는 책임자들이 사건을 잘 처리하지 못한 것이 악해서라기 보다는 무력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잘했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한국의 시민단체 전반적으로 가야할 길이 멉니다.
그러나 그 책임을 모두 몇몇에만 씌우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비판적인 눈으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Silhouette님/ 토론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대로 시민단체의 회계문제는 무능해서 일어나고, 대기업의 회계문제는 유능해서 일어나는게 아닌가 싶네요.
다만 그런 이유로 면죄부가 주어질 수는 없겠고, 다만 지켜보는 눈이 안타까울 뿐이겠지요.
현재의 시스템으로 한국의 시민단체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별로 남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 시간 내에 시민단체를 개혁할 책임이 관계자 뿐 아니라 시민들 모두에게 있겠지요.
그렇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손실은 회복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다음 글에서 좀 더 상세히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저도 환경단체에서 몇년동안 활동을 해왔고, 환경련이나 주요 환경단체들도 잘 아는 편입니다. 그 속에서 제가 뛰쳐나온 것은 바로 그들이 만들어 놓은 기득권과 문제들 때문입니다. 그것을 누군가가 풀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작년부터 솔직하게 그리고 대답하게 문제제기를 얕은 수준에서 해오고 있다 이 문제를 접하고는 아주 큰 문제지만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관련해 현재 언론보도나 환경련의 해명만 가지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Silhouette님. 님이 모르는 부분들에 대해서 말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이 부분들은 현재 언론이나 환경련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결국 검찰에 뒷통수를 크게 맞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제가 제기해온 문제가 비약이 아니라 사실임을 알려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가서 제 말이 비약인지 아닌지 다시 곱씹어주시길 바랍니다. 아참 환경련 회원공지와 주간동아 해명내용에 대해 한 시민이 환경련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댓글을 달아놓았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아참 서울중심의 중앙.기성시민운동판에서 굴러먹다보면 제가 말하는게 비약이 아니란 것을 아실 듯도 싶지만, 그런 경험이 없다면 님의 말씀은 솔직히 운동판을 잘 모르시기에 순진한 말씀을 하고 계신다고 봅니다. 비논리와 현실을 구분할 줄 아셔야 할 듯 합니다.
으음.. 참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제 결론은 시민단체의 좋은 시절은 - 그런게 있었는지도 의심스럽지만 - 다 끝났다는 것입니다.
현정권 때문이 아니라, 헐렁하게 단체를 운영할 수 있는 분위기 더 이상 아닌거지요.
조만간 시민단체에 쓰나미가 몰려올 것입니다.
다만,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면, 결국 자정보다는 정권의 탄압으로 비춰져서 또 다시 시민단체의 문제점이 생존할지 모른다는게 걱정입니다.
과거 어느 선배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회운동을 하면서 잃지 말아야 할 것은 '희망'과 '사랑'이다. 희망이 없으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으며 사랑이 없으면 상대와 대화할 수 없다. 즉 존재를 파괴할 것이 아니라 존재와 대화하여 성찰케하라는 것입니다. 그리스 비극을 보면 아무리 뛰어난 영웅이라도 모두 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오이디푸스는 이름 자체가 "절름발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자신을 비추고 타인과 대화할 때 진정한 운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사는 시간과 공간이 불완전하지만 서로 대화하며 조금씩 고쳐나가려 합니다. ^^
이렇게 얘기해주시지 않으면 밖에 있는 사람은 알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탁한 막처럼 벽이 만들어지는 부분이고요. 그런 벽이 여러 단체들에 개개인이 다가가기 힘들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요.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다고요.^^; 그 탁한 벽을 투명하게 해주시는 이야기들 참 고맙게 읽고 있습니다. 누구든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게 될테니까요.
앰네스티도 과거의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과 같이 최근 한국사회에서 성장의 흐름을 겪고있고
한국의 인권에 대한 니즈, 혹은 국제운동의 지지를 받은 상승세에 있습니다. 내부에 문제도 많고,
아직 부족한 면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또한 참여연대, 환경련과 같은 문제가 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현재의 성장은 상당히, 사무국에 의존된 감이 매우 큽니다. 직원 이직율이 높은 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상황을 볼때, 현재와 같이 거버넌스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앰네스티가 지속성장가능하고 발전할것이라는 장담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너무 저희가 교만해보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런 때일수록 앰네스티가 더욱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냉철하게 평가하며 안주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외부와의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이글은 앰네스티의 구성원으로서 저의 개인적인 의사를 밝힌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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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트랙백 타고와서 허심탄회한 글 잘봤습니다. 다른 것들은 차재하고 제가 환경련 횡령의혹사건을 지난 3월 접하고 지금까지 주요하게 다뤄오면서, 느낀거지만 한국사회의 기성,주류화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병들대로 병들었고 스스로 자정과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나 노력 조차 보이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위 문제를 환경련 내부에서 제대로 해결할 수 없어 알만한 환경단체들과 참여연대 측에도 문의를 해봤지만 역시나였습니다. 지금과 같은 반응을 보였죠. 시민사회단체 전체에 해가 되고, 한반도대운한 문제가 있으니 나중에 풀자, 공안탄압이다라는 식의 변명들을 한목소리를 내었습니다. 그런 목소리를 낸 이들은 일반 활동가나 회원들이 아니라 단체나 조직의 의사결정의 윗단위인 이들이고요. 그들은 횡령의혹사건뿐만 아니라 기성운동판의 회계관행에 대해 너무나 잘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수년간 되풀이 할 뿐 떨쳐내지 못해온게 습지센터 일로 크게 드러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처음 접하고 이것이 큰 위기이겠지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똥과 된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시민운동과 시민단체들, 시민들이 넘쳐나는 한국사회에서 대체 시민운동이 무엇인지? NGO가 무엇인지 그 실체만이라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입니다. 다만 시민운동에 부질없는 희망과 미래를 걸었던 애꿎은 활동가와 회원, 시민들에게는 아쉽고 억울한 일일 수 있겠지만, 나쁜 짓을 했다면 그게 환경련이건 참여연대건 이명박이건 검찰이건 삼성이건 똑같이 그 죗값을 치뤄야하고 사회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2008/09/08 23:45비약이 심하시군요. 시민단체의 회계상 오류를 대기업의 회계상 오류와 동일시 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글에서도 제시되어 있듯이 시민단체의 회계 오류는 전문적인 회계관리를 하기 어려운 상황 발생하거나, 빠듯한 재정상황에서 나타나는 오류일 가능성이 큽니다. 적어도 자산축적이나 막대한 이윤을 남기기 위한 회계부정은 아니란 말씀입니다. 반면 대기업의 회계부정은 막대한 자산축적이나 막대한 이윤을 남기기 위해 조직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경우를 동일시 하여 대기업과 시민단체 모두 똑같고 썩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비논리적 판단입니다.
2008/09/09 00:19저는 한국사회에 NGO 혹은 NPO 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류 시민단체들의 놀라운 발전은 민주주의 발전의 상징적인 요소라고 봅니다. 물론, 시민단체들의 비전문성이나 권력화 등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겠지만, 결점을 확대해석하여 시민단체들이 병들었다느니 썩었다느니 하는 말씀을 하시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리장님/ 우선, 이 글을 읽어주신데 감사드립니다.
2008/09/09 00:25리장님의 글은 사실 위의 글을 포스팅 한 후에야 읽어보았습니다.
리장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많이 파고 드셨더군요.
마침 제 글에 트랙백을 달아주셨으니, 여길 찾아주신 분들이 보다 균형있는 정보를 접할 수 있겠네요.
이 점 또한 감사드립니다.
자실 저로서는 다른 단체의 깊숙한 속얘기는 모르고 다만 시민단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좀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개개의 사건에 대해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안되지요.
더구나 대의명분으로 덮는 것은 더더욱 해서는 안될 일이겠구요.
아직도 저는 책임자들이 사건을 잘 처리하지 못한 것이 악해서라기 보다는 무력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잘했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한국의 시민단체 전반적으로 가야할 길이 멉니다.
그러나 그 책임을 모두 몇몇에만 씌우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비판적인 눈으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Silhouette님/ 토론 감사드립니다.
2008/09/09 00:29말씀하신대로 시민단체의 회계문제는 무능해서 일어나고, 대기업의 회계문제는 유능해서 일어나는게 아닌가 싶네요.
다만 그런 이유로 면죄부가 주어질 수는 없겠고, 다만 지켜보는 눈이 안타까울 뿐이겠지요.
현재의 시스템으로 한국의 시민단체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별로 남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 시간 내에 시민단체를 개혁할 책임이 관계자 뿐 아니라 시민들 모두에게 있겠지요.
그렇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손실은 회복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다음 글에서 좀 더 상세히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저도 환경단체에서 몇년동안 활동을 해왔고, 환경련이나 주요 환경단체들도 잘 아는 편입니다. 그 속에서 제가 뛰쳐나온 것은 바로 그들이 만들어 놓은 기득권과 문제들 때문입니다. 그것을 누군가가 풀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작년부터 솔직하게 그리고 대답하게 문제제기를 얕은 수준에서 해오고 있다 이 문제를 접하고는 아주 큰 문제지만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관련해 현재 언론보도나 환경련의 해명만 가지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Silhouette님. 님이 모르는 부분들에 대해서 말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이 부분들은 현재 언론이나 환경련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결국 검찰에 뒷통수를 크게 맞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제가 제기해온 문제가 비약이 아니라 사실임을 알려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가서 제 말이 비약인지 아닌지 다시 곱씹어주시길 바랍니다. 아참 환경련 회원공지와 주간동아 해명내용에 대해 한 시민이 환경련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댓글을 달아놓았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2008/09/09 22:57아참 서울중심의 중앙.기성시민운동판에서 굴러먹다보면 제가 말하는게 비약이 아니란 것을 아실 듯도 싶지만, 그런 경험이 없다면 님의 말씀은 솔직히 운동판을 잘 모르시기에 순진한 말씀을 하고 계신다고 봅니다. 비논리와 현실을 구분할 줄 아셔야 할 듯 합니다.
으음.. 참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2008/09/10 13:07제 결론은 시민단체의 좋은 시절은 - 그런게 있었는지도 의심스럽지만 - 다 끝났다는 것입니다.
현정권 때문이 아니라, 헐렁하게 단체를 운영할 수 있는 분위기 더 이상 아닌거지요.
조만간 시민단체에 쓰나미가 몰려올 것입니다.
다만,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면, 결국 자정보다는 정권의 탄압으로 비춰져서 또 다시 시민단체의 문제점이 생존할지 모른다는게 걱정입니다.
어느나라는 좋은소식과 나쁜소식을 반반씩 뉴스에 내보내도록 법을 만들었다고 하던데... 시민단체에 대한 좋은 소식은 좀 없나요??
2008/09/09 23:02참여연대에 대해서는 좋은 소식이라고 쓴건데요?
2008/09/10 13:07과거 어느 선배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회운동을 하면서 잃지 말아야 할 것은 '희망'과 '사랑'이다. 희망이 없으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으며 사랑이 없으면 상대와 대화할 수 없다. 즉 존재를 파괴할 것이 아니라 존재와 대화하여 성찰케하라는 것입니다. 그리스 비극을 보면 아무리 뛰어난 영웅이라도 모두 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오이디푸스는 이름 자체가 "절름발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자신을 비추고 타인과 대화할 때 진정한 운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사는 시간과 공간이 불완전하지만 서로 대화하며 조금씩 고쳐나가려 합니다. ^^
2008/09/10 17:40우리편 봐주기가 아닌 애정
2008/09/10 20:47사랑을 잃지 않는 준엄한 비판
..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렇게 얘기해주시지 않으면 밖에 있는 사람은 알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탁한 막처럼 벽이 만들어지는 부분이고요. 그런 벽이 여러 단체들에 개개인이 다가가기 힘들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요.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다고요.^^; 그 탁한 벽을 투명하게 해주시는 이야기들 참 고맙게 읽고 있습니다. 누구든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게 될테니까요.
2008/09/12 17:49많은 분들께 그렇겠지요.
2008/09/12 19:28이 블로그가 그런 점에서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앰네스티도 과거의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과 같이 최근 한국사회에서 성장의 흐름을 겪고있고
2008/09/15 15:34한국의 인권에 대한 니즈, 혹은 국제운동의 지지를 받은 상승세에 있습니다. 내부에 문제도 많고,
아직 부족한 면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또한 참여연대, 환경련과 같은 문제가 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현재의 성장은 상당히, 사무국에 의존된 감이 매우 큽니다. 직원 이직율이 높은 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상황을 볼때, 현재와 같이 거버넌스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앰네스티가 지속성장가능하고 발전할것이라는 장담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너무 저희가 교만해보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런 때일수록 앰네스티가 더욱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냉철하게 평가하며 안주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외부와의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이글은 앰네스티의 구성원으로서 저의 개인적인 의사를 밝힌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교만 사례를 신고해 주시면 즉시 조처하도록 하겠습니다.
2008/09/15 15:42